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며

오랜만에 블로그를 들어왔다가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봇을 제외하고도 가끔 유입이 있는 걸 보고 놀랐다. 반 년 만에 죽어버린 컨텐츤데 아직도 찾는 사람이 있다고? 찾아보니 얼마 전 산소호흡기를 떼면서 크라우드 펀딩으로 유품을 제작해준 것 같은데 모인 돈을 보니 대충 납득이 가기도 하고. Readyyy!가 그렇게 황망하게 가면서 세가 모바일 게임은 절대 하지 않겠노라 다짐했는데 결국 이후로 이런 류의 육성 시뮬레이션의 탈을 쓴 카드 과금 모바일 게임 자체를 하지 않게 되었다.

2022년 11월 중순 쯤 시작된 10여일에 걸친 원신 포교를 "응~ 표절 중국겜 안해~"로 디펜스하던 도중 당시 덕질 대상이 없던 나는 방랑자의 스탠딩 일러스트와 다음 버전 티저 이미지, 수메르 컨셉에 일단 찍먹만 해보기로 한다. 몬드 시절부터 있던 초기 시스템들의 컨셉/아트/SFX 등은 야숨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시감을 느낄 수준이었고 다이루크의 마영전 허크 모션이나 아야캬의 데메크 버질 모션 등은 뭐 말할 필요도 없다. 오로지 수메르만 바라보면서 스토리랄 것도 없는 몬드 마신부터 만들다 말아버린 이나즈마 마신까지를 달렸는데, 수메르 마신과 당시 최신 마신 임무였던 중간장, 그리고 여러 세계임무 덕에 플레이를 계속하기로 결정한다.

원신을 시작하고 두 번째 이벤트였던 3.4 버전 해등절 때 2년 넘게 이벤트 복각을 안 해주는 게임이 중요한 설정을 2주 짜리 한정 이벤트 스토리에 써버리는 것에 큰 충격을 받고 이 때부터 스토리의 스크린샷을 찍기 시작한다. 설정 덕후라 일단 모으기는 시작했지만 귀찮음이 커 막연하게 언젠가 정리 해야지라고만 생각하며 1년이 지나고 만다. 스크린샷이 어느덧 70 기가에 가까워져 가고 있던 어느 날 우연히 샘물 마을의 핀치씨에게 말을 걸었다가 4.1 버전 이벤트 기준으로 대사가 바뀌어 있는 걸 발견하고 다시 충격을 받게된다. 3년 넘게 이벤트 복각을 안 해주는 게임이 2주 짜리 한정 이벤트 스토리 기준으로 NPC의 대사를 영영 바꿔버린다고? 혹시 내가 4.1 이벤트를 경험했기 때문인가 싶어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은 부계로 말을 걸어보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결국 이전에도 이후에도 이런 일이 일어났을 것이고 일어날 것이란 설정 덕후의 불안함이 귀찮음을 이기고 말았다. 

개인용으로 옵시디언에 정리를 시작하다가 이 블로그가 생각났다. 이 블로그를 시작했던 당시와 지금 내 개인적인 상황이 비슷하다는 점이 좀 웃프지만 넘어가고. 이왕 하는 거 공유하는 게 좋겠지 싶어 블로그에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궁극적으로 원하는 정리 방식은 위키 타입인데 일단 블로그로 시작해보고 방향을 찾아나갈 예정이다. 블로그는 편의상 한국어로 설정했지만 플레이는 일본어로 하고 있다. 원신의 한국어 번역은 중한 번역으로 느껴지는데 퀄리티에 불만이 좀 있는데다 원문이 중국어다보니 한자에서 오는 정보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고유 명사의 경우 영어를 참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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